나 같은 늙은이도

                                                                                           대전시 서구 둔산클럽

                                                                                                             방미자

“나 같은 늙은이도 그거 배울 수 있을까요?” 
“그럼요, 무슨 말씀이세요. 열심히 하시면 게이트볼 선수도 될 수 있어요.”
  내가 매일같이 즐겨 찾는 게이트볼 장에서 같이 운동하는 회원 중에 S라는 어르신과 몇 해 전에 나눈 대화였다. 그분은 그날로 입회 하였고 재미를 붙여 꾸준히 연습한 끝에 지금은 신입회원을 지도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급이 되셨고 클럽 대표선수로 출전하여 입상한 경력이 있으실 정도다. 지금 나이는 95세나 되셨지만 신체적, 정신적으로 젊은이 못지않게 아주 건강하신 편이다. 십여 년 전에 아내분과 사별하고 혼자 기거하시는데 자녀들이 여럿 있건만 자식들에게 부담 안주겠다며 홀로서기를 하고 계시는 중이다. 그 연세에 식사를 비롯한 생활전반을 홀로 해결하는 데 어찌 어려움이 없을까마는 그런대로 무탈하게 해내시며 매일같이 회원들과 게이트볼을 즐기시는 것이다. 자녀들 또한 효심이 깊어 간식을 들고 수시로 찾아와 아버님을 친구로 함께 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여 회원들과 한 가족 같은 푸근한 정을 나누곤 한다. 그분을 보며 이제 겨우 일흔이 갓 넘은 나는 가끔 그 나이까지 그런 의지와 열정이 남아있을까? 그리고 그 연령 때까지 운동을 할 수는 있을까? 그러려면 앞으로 20년 이상은 버텨야 하는데 ⋯⋯.
  어쩌다 보면 한 장 한 장 뜯겨져 나가는 달력을 바라보며 무심히 흘러가는 세월을 탓해보기도 하지만 모든 게 부질없는 일.
  자꾸만 세상 떠나는 앞 순위로 밀려가는 절박함에 슬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진대, 그 어르신께서 우리들 앞을 꿋꿋하게 지켜주시는 방패막이가 돼 주시는 것 같아 든든하고 고맙기 짝이 없다. 그런데 요즈음 코로나로 인해 운동도 못하고 만남도 소원해지다보니 우연히 길가에서 그분을 뵐 때면 한결 수척해지신 모습이 역력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 분은 우리에게 ‘나 같은 늙은이’가 아닌 우리들의 방패요, 희망이요, 진정한 롤모델이 아닐 수 없다. 자나 깨나 우리 모두의 한결같은 바람은 어서 빨리 암울한 코로나 굴레에서 벗어나 활기를 되찾고 건강을 회복하여 회원들과 함께 구장 주변의 메타쉐콰이어 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을 보며 마음껏 웃고 운동을 즐기는 행복한 시절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해본다.  끝.